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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감염자
메르스 감염자는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메르스를 옮길까? 그렇지 않다. 특정 집단 내 전염병이 발생하면 감염자 누구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모든 감염자가 동일한 전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의 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엄격한 격리 통제까지 받게 된다. 그래서 다수의 감염자는 다른 사람에게 2차 감염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2003년 싱가포르에서의 사스 사례들을 예로 들면, 사스 감염자의 81%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 사례가 없었다. 소수의 슈퍼 전파자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전염병을 확산시킨다. 1997년 옥스퍼드대학 울 하우스는 과거 전염병의 전파율 측정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많은 전염병 발..
2020.04.26 -
슈퍼전파자, 전염병 확산의 키워드!
"슈퍼 전파자를 찾아내 통제하는 것이 사스를 통제하는 핵심 열쇠이다." 사스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2003년 4월, 세계 보건기구 관계관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전염병 역학 분야에서 '슈퍼전파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역학자들 사이에서 사용되어온 용어였다. 일반 대중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슈퍼 전파자를 폭넓게 인식하게 된 계기는 2003년 사스 유행 때이다. 2003년 사스 유행 때 주요 슈퍼 전파자의 사례를 살펴보자. 사스 출현 당시 첫 번째 슈퍼전파자는 2002년 12월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로, 그 환자는 사스에 걸린 후 치료 차 한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가 추가로 8명을 감염시켰다. 이 환자로 인하여 다음 해 1월, 광둥성에 사스가 급증하는 시발점을 제공했고, 중국 남부..
2020.04.25 -
전염병보다 무서운 공포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정보가 없을 때 데이터, 믿음, 추론 등 온갖 지적 자원을 동원하여 공감대를 구축함으로써 대중들은 마치 해결자처럼 대응한다" 미국 사회학자 타모츠 시부타니가 유언비어의 속성을 두고 한 말이다. 정보 부재로 인한 두려움은 각종 유언비어를 낳아 대중들을 쉽게 비이성적으로 변하게 만들어 사회 곳곳에서 혼란을 부추긴다. 2003년 2월 1일부터 시작된 중국 최대 명절 춘절, 가족 친지들과 명절을 보내고 있던 광둥성 광저우 시민들에게 "괴질로 사람들이 죽어간다" 는 문자가 핸드폰을 통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문자 메시지는 며칠 사이 삽시간에 광저우 시민들 사이에 퍼졌다. 그 괴질 소문은 사실이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중국 광둥성에서 괴질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괴질 원인을 놓고 조류독..
2020.04.25 -
궤케두 마을의 미스터리 2
자이레형 에볼라가 서아프리카에 어떻게 도착했을까?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도 많은 것에 대해 알지 못하며, 여전히 하나씩 학습하며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서아프리카에서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가 정체를 드러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발각되지 않았지만 이전부터 이미 그지역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최근에 중앙아프리카에서 이 지역으로 유입되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기니에 이미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있었다면, 그전에는 왜 사례가 없었을까? 바이러스 출현의 단서를 찾기 위하여 답을 반드시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 숙주 동물 집단에 바이러스 감염개체 비율이 매우 낮거나, 사람과의 접촉이 매우 제한되어 그동안 노출될 기회를 가..
2020.04.25 -
궤케두 마을의 미스터리
사실 에볼라는 바이러스 모양 자체도 지렁이처럼 험악하게 생긴 데다, 엄청나게 치명적인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엄청나게 치명적인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이 그렇듯 자이레형, 수단형, 분디교형, 태포레스트형(아이보리코스트형), 레스톤형 등 서로 다른 다섯 가지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레스톤형과 태포레스트형 에볼라는 에볼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얼굴을 가졌다. 레스톤형 바이러스는 1989년 미국 레스톤 지방에 있는 검역시설에서 필리핀 수입 원숭이 검역 과정 중 검역직원이 감염되면서 알려졌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태포레스트형 에볼라는 1994년 아이보리코스트에서 죽은 야생 침팬지를 부검한 과학자 1명, 1995년 라이베리아의 내전 피난민 1명에게서 발병하였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자이레형과 수단형..
2020.04.25 -
아프리카의 눈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배우 김혜자 씨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하면서 전쟁과 가난, 그 참혹한 실상을 소개했다. 서아프리카는 빈곤의 3대 축인 가난, 전쟁, 전염병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세계에서 8번째로 가장 가난한 최빈국 가나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 2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고, 이 중 절반은 하루 1달러도 채 벌지 못하는 극빈층이다. 2014년 봄, 가장 빈곤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악랄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다. 과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재앙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에볼라 감영자(추정 포함) 2만 8,603명, 사망자 1만..
202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