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12)
-
바이러스, 상상할 수 없는 다양성
만약 우리들 중 누군가가 유전자 염기서열의 차이가 1% 정도 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인간은 23쌍의 염색체 속에 30억 개 유전자 DNA 염기쌍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지구 상에 살아가는 70억 명은 모두가 완전히 동일하지도 않고 모두가 독특하고 고귀하다.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났다고 해도 완벽하게 같은 복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같은 부모 슬하의 자녀들이 모두가 동일하다면 대대손손 이어져 오면서 수많은 동일한 인간을 양산했을 것이고, 그 사회적 혼란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사람 개체 간 차이를 나타내는 데는 유전자 염기서열의 차이가 최대 0.1%, 즉 유전자 염기서열상 300만 개의 차이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 게놈 전체로 볼 때 매우 사소한, 그리고 매우 미묘한 차이로..
2020.04.29 -
나쁘기도, 착하기도 한 바이러스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부터, 우리는 '바이러스'란 용어를 자주 들으며 살아간다.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바이러스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 컴퓨터를 이용하면서부터, 누구나 한 번쯤은 갑자기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려 난감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바이러스 치료 프로그램으로 복구하기도 하지만, 대개 파일이 망가져 못 쓰게 돼버린다. 특히 업무와 관련되거나, 중요한 자료가 들어있는 경우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구입한 지 오래되어 이제 구형 모델이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컴퓨터 바이러스까지 걸려 집안의 컴퓨터를 갈아치운 적도 있다. 그래서 한번 컴퓨터 바이러스 습격을 당하고 나면, 각종 파일을 주고받을 때 습관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체크하게 된다. 2008년 항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된 라는 드라마가 ..
2020.04.29 -
푸시&풀, 신종 전염병의 계속되는 출현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 자연 숙주라고 불리는 동물 집단 내에서 그 바이러스가 효율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야 가능하다. 자연 숙주 집단 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유행하기 위해서는 감염 개체가 최소한 다른 한 개체 이상의 개체를 감염시켜야 바이러스 유행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 개체가 감염시킬 수 있는 평균 개체 수를 뜻하는 전문 역학 용어로 이것을 '기본 감염 재생 지수'라고 한다. 기본 감염 재생 지수가 높을수록 전염력은 강하게 나타나며, 반대로 낮을수록 바이러스 전염이 급격히 떨어진다. 바이러스 유행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일단 그 집단 내 개체수가 충분히 존재하고, 숙주 개체가 서로 빈번한 접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전염성이 강한 홍역 바이러스를 예로 들어보자. ..
2020.04.26 -
바이러스 시한폭탄, 중국 재래시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중국 재래시장이 신종 바이러스 화약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실 오래전부터 전염병 전문가들은 각종 동물 거래가 빈번한 중국 재래시장을 '신종 바이러스가 언제 터질지(출현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거점지역'으로 지목, 주시해왔다. 2013년 중국에서 출현한 H7N9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창궐할 때 이미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왜 하필이면 중국 재래시장일까? 중국 재래시장은 가축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각종 야생동물을 현장에서 도축해 팔거나 거래하는 곳이다. 거기에서 파는 가출 동물들을 상상해보라. 이 동물들을 여기저기 여러 마을에서 사가지고 왔을 것이다. 마치 쇼핑하듯이, 아니면 마을 어딘가에서 농작물 내다 팔듯 가져왔을 것이다..
2020.04.26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우한의 비극!
"글로벌 위험이라는 것은 운명처럼 우리에게 닥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손과 머리의 합작품이며, 기술 지식과 경제적 이익 계산과 결합에서 나온다." 독일 사회학자 올리히 벡이 그의 저서 에서 했던 말이다. 2020년 1월 30일, 세계 보건기구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를 위험으로 몰고 가고 잇는 주범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병원체, '2019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이번에는 대도시였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의 후베이성 우한 지역이다. 우한은 중국의 동서남북을 이어주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 양자강이 가로질러 흘러가는 중국 본토의 강호 지역 가운데 위치한 곳, 삼국지에서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 일어났던 인근 지역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이처럼 대도시에서 발원한..
2020.04.26 -
방치된 감염자
메르스 감염자는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메르스를 옮길까? 그렇지 않다. 특정 집단 내 전염병이 발생하면 감염자 누구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모든 감염자가 동일한 전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의 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엄격한 격리 통제까지 받게 된다. 그래서 다수의 감염자는 다른 사람에게 2차 감염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2003년 싱가포르에서의 사스 사례들을 예로 들면, 사스 감염자의 81%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 사례가 없었다. 소수의 슈퍼 전파자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전염병을 확산시킨다. 1997년 옥스퍼드대학 울 하우스는 과거 전염병의 전파율 측정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많은 전염병 발..
202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