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우한의 비극!

2020. 4. 26. 03:55바이러스

"글로벌 위험이라는 것은 운명처럼 우리에게 닥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손과 머리의 합작품이며, 기술 지식과 경제적 이익 계산과 결합에서 나온다."

 

독일 사회학자 올리히 벡이 그의 저서 <<글로벌 위험사회>> 에서 했던 말이다.

 

2020년 1월 30일, 세계 보건기구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를 위험으로 몰고 가고 잇는 주범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병원체, '2019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이번에는 대도시였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의 후베이성 우한 지역이다. 우한은 중국의 동서남북을 이어주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 양자강이 가로질러 흘러가는 중국 본토의 강호 지역 가운데 위치한 곳, 삼국지에서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 일어났던 인근 지역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이처럼 대도시에서 발원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월 중순 이후 중국 우한과 인근 도시에서 매일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우한시 탈출 러시가 이어졌다고 한다. 우한은 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포와 불안이 가득한 유령 도시로 변했다.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철수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의 인적 교류를 제한하는 국가들도 늘어가고 있다. 중세기 흑사병 시대에서나 있을 법한 대 탈출극이 버젓이 21세기에 벌어지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거슬러 올라가 보자. 유행 초기라(2020년 2월 기준) 정확한 초기 발생 역학정보가 부족해 실제로 언제 어떻게 시발되었는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중국 우한 진위탄 병원 후앙 박사 등 중국 과학자들이 의학저널 <랜싯>에 최초 환자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긴급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19년 12월 1일, 우한시에서 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최초의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열흘 후 3명의 폐렴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 환자 중에는 우한 재래시장(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한 사람도 한 명 포함되었다. 나흘이 지난 12월 중순 이후 우한 재래시장(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매일 폐렴 환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우한시의 비극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 세계 언론이 중국 우한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월 1일 중국 정부가 우한 재래시장인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을 전격 폐쇄하면서부터였다. 12월에 원인불명 폐렴환자 대부분(41명 중 27명)이 공통적으로 그 재래시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범인이 사스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한의 비극, 그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중요하고 불행한 사실은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 그것도 하필 사통팔달 교통요지의 대도시 한가운데 재래시장에서 최초로 집단 발생했고, 그 시기가 또 하필 중국인들의 이동이 가장 많은 춘절을 앞두고 있는 절묘한 시점이었다.(사스도 춘절을 전후로 크게 유행했으며, H7N9 인플루엔자도 매년 춘절 전후로 유행이 반복되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우한시를 탈출했다. 그중에는 감염자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만약 중국 정부가 그즐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이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미 그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2020년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의 비상사태 선포 시점에 이미 중국 포함 22개국 감염자 9,800여 명, 사망자 213명이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순식간에 두 자릿수 감염자가 발생했다. 예측하지 못한 최악의 사태! 가세로 볼 때 확진자 발생 국가와 감염환자 수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증가세가 언제  어떻게 꺾일지는 중국 정부가 얼마나 잘 통제하는가에, 국제 사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응하는가에 달려있다. 곧 진정세로 돌아설지, 장기전으로 돌입할지 현재로선 누구도 전망을 제대로 할 수없다. 물리적 조치 이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언제든 돌발변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범인이라는 언론 기사를 접하면서 그때 나의 뇌리를 스친 생각은 '그 바이러스는 분명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이고, 그 바이러스는 박쥐 바이러스일 것이다' 였다. 그 예측은 적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장 유전자 정보가 공개되었다. 중국 내 야생 동굴에 서식하는 박쥐가 가진 코로나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해서, 바이러스 전문가 그 누구나 바이러스가 박쥐 유래 바이러스라는 것에 동의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스 사태 때와 달리, 매우 신속하게 박쥐 유래 바이러스로 판단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중국 과학자들이 그동안 야생 박쥐가 가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수집하여 분석해 놓았던 덕분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

단지 박쥐가 퍼트린 운명 같은 재앙일까?

아니면 올리히 벡이 말한 것처럼 정말 인간 스스로 자초한 것일까?

왜 하필 이번 사태가 중국 재래시장에서 시작되었을까?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그 불씨를 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