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8. 20:24ㆍ바이러스
2013년 4월, 전북 전주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과 학교 식당 종업원 등 130여 명이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식중독 장염이 집단 발생했다. 당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발병 환자뿐만 아니라 학교 식당 김치에서도 노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아마도 배추김치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오염된 지하수가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그 기사를 접하는 순간, 10여 년 전인 2003년 프랑스 연구원의 채소로부터 검출한 바이러스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이와 같은 학교 급식 식중독 사건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국내 식중독 발생 원인을 조사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기간 동안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사례는 연간 평균 32건으로,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졌다.
오염된 식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식중독 바이러스는 노로 바이러스 외에도 로타 바이러스, 콕사키 바이러스, A형 및 E형 간염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레오 바이러스 등 120가지 이상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과거에 오염된 우물물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들이 자주 발생했지만,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는 특히 1988년 올림픽을 거치면서 위생관리 상황이 급속도로 발전되어왔다. 그 덕분에 수인성 전염병의 발생이 크게 줄어들어 다행이다.
몇 년 전 외할아버지의 칠순 잔치 때문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관광지로 유명했던 지역으로 단체로 놀러가서 버스를 하나 대절하여 여러 곳곳을 가이드의 안내에 의해 구경하고 사진 찍고 놀러 다니며 현지의 음식도 먹어보고 여러 경험을 했다. 다만 이곳이 신혼부부들의 신혼여행지로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어서 친척끼리 단체로 간 우리에게는 그냥 여행, 관광 정도가 다였다. 물론 처음 와보는 곳이기에 현지의 분위기, 음식 등을 여러 가지로 호기심이 일어 자주 둘러보곤 했다. 처음 호텔에 도착하여 첫날을 묵고, 둘째 날부터 호텔 조식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호텔 조식인지라 아무래도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이 여러 가지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지 음식도 있었지만 빵도 있었고 오믈렛 등이 있어 식사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여행을 다니며 이곳저곳을 돌아봤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들의 위생상태가 정말 좋지 않았다. 그중 길거리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등이 있었는데 날이 더워 아이스크림이나 음료를 먹으려 하면 가이드가 와서 말렸다.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길거리에서 파는 건 위생상태가 좋지 않으니 좀만 참았다가 식당을 가서 먹으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어쩔 수 없이 참고 돌아다니며 여행을 마치고 셋째 날, 이 날은 더위가 너무나 심해 도저히 못 참겠어서 길에서 파는 음료를 사 먹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덕분에 며칠 동안 배앓이로 인하여 고생을 심각하게 했었다.
사실, 위생시설이 부족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오염된 물로 인한 문제가 많다. 오염된 물로 만든 음식이나 음료로 인한 식중독 문제는 선진국에서 온 관광객이 매우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여행 중 설사는 낯선 이방인에게는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초래한다. 경험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권장하는 것이지만 이 나라들을 여행할 때는 가능하면 길거리 음식을 권장하고 싶지 않다. 이런 지역에서 주로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같은 세균이 설사나 식중독같은 수인성 질병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노로 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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