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방주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2020. 6. 7. 04:58미스터리

 <길가메시 서사시>가 성경과 유사하다지만 성경에 적힌 단어 하나하나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믿음을 견지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크기가 진실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의 믿음도 놀랍지만 기록을 사실로 본다면 숫자들 또한 놀랍기 그지없다. 우선 성경에 방주는 길이 300큐빗(1큐빗은 팔꿈치에서 손끝까지로, 43센티미터에서 53센티미터에 해당함), 폭 50큐빗, 높이 30큐빗이라 적혀있다. 이를 현대 치수로 환산하면 대체로 길이 약 135미터, 폭 22.5미터 높이 13.5미터 정도다. 배수량은 약 4만 3,000톤이며 이보다 더 크게 잡으면 6만 6,000톤이나 된다.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방주는 이보다 훨씬 커 7층 갑판으로 되어 있으며 배수량은 무려 22만 8,000톤에 이른다.

 그런데 로버트 무어 박사는 1940년대 이전에는 이처럼 거대한 선박을 만들 수 없었다고 단언했다. 사실 4,000년에서 5,000년 전에 몇만 톤이나 되는 대형 선박을 건조한다는 것은 난센스라 아니할 수 없다. 노아의 방주가 만들어졌다는 5,000년 전 중동 지역의 선박 건조 기술은 잘 알려져 있다. 기원전 3100년에서 280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인데 이 선박의 크기는 길이 23미터, 폭 2미터로, 성서에 묘사된 노아의 방주와 비교하면 1.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 선박보다 더 큰 선박이 중동 지역에서 발견된 예는 없다. 간단하게 말해 이렇게 거대한 배를 여덟 명뿐인 노아의 가족이 만들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설사 노아의 방주가 성경에 적힌 크기대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방주에 지상의 모든 생물을 한 쌍씩 태우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선 노아가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몇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동물을 단기간 안에 모아 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라마나 알파파 같은 동물은 물론 캥거루나 코알라 같은 호주 대륙 동물들을 어떻게 데려와 방주에 태울 수 있었을까?

 노아의 방주에는 적어도 조류 2만 5,000종, 포유류 1만 5,000종, 파충류 6,000종, 양서류 2,500종, 곤충류 100만 종 그리고 소위 깨끗하지 못한 종은 한 쌍씩, 깨끗한 종은 일곱 쌍씩 방주에 태워 일 년을 함께 살았어야 했다.

 우선 이 많은 동물에게 물과 식량을 제공하고 배설물을 처리한다는 게 노아의 가족으로선 간단한 일이 아니다. 동물 한 마리에게 제공되는 면적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코끼리, 코불쏘, 기린과 같은 거대 동물과 함께 일 년이나 살려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번식 또한 문제다. 여건이 좋은 동물원에서도 동물을 번식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종의 마지막 개체가 죽으면 그 종이 멸종하게 되는데 개체 수가 특정 숫자 이하로 떨어지면 멸종은 더 빨라진다. 예를 들어 다소 생활 방식이 까다로운 판다가 자연 상태에서 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0마리 정도 필요하다. 노아의 방주에 탄 판다가 홍수 이후에 한 쌍에서 몇몇 쌍뿐이었을 텐데 현재 유전학적 견지에서 보면 판다가 살아남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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